2025년 4월도 한참 지났는데 이제야 올해의 첫 포스팅을 올린다. 사연이 길다. 그간의 근황을 정리해서 올려보고자 한다.
1. 손목 골절

귀국하고 회사에 복직한지 딱 한 달째 되던 2025년 1월 14일, 출근하다가 빙판길에 넘어져 왼쪽 손목이 부러졌다. 구급차에 실려 동네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팔의 두 뼈가 모두 부러졌는데, 가는 뼈(척골)의 골절이 심했다고 한다. 며칠 입원했다가 저 상태로 업무에 복귀했다. 추운 겨울에 왼팔을 내놓고 다니려니 참 힘들더라.
설을 쇠고 수술 한 달째가 되어 수술경과를 보기 위해 병원에 갔는데… 척골의 골절이 심해서 그런지 금속판으로 붙여둔 뼛조각들이 무너지고 어긋났단다. 결국 다른 병원에 가서 재수술을 받았고, 2월 7일부터 두 달간 회사도 휴직(인병휴가) 했다.
재수술 전후로 열흘간 입원을 했고, 퇴원한 후에도 왼손은 전혀 쓰지 못했다. 부종도 심했고 과연 제대로 뼈가 붙을지, 팔을 제대로 쓸 수 있을지 걱정도 컸다. 그래도 재활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회복해갔다. 7주가 지난 4월 초, 비로소 병원에서 ‘잘 붙고 있다’는 진단을 내려주어 회사에 다시 복귀하게 되었다.
아직도 왼팔을 100% 자유롭게 쓸 수는 없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다. 일상과 회사일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그래서 이렇게 2025년도 첫 포스팅도 올리고 있다.
2. 거실 작업실 리뉴얼

거실 작업실을 입식(立式)으로 리뉴얼 했다. 베란다 작업실을 분리하여, 좌식(坐式)으로 거실 작업실을 만든 것이 2018년 4월이었으니, 딱 7년만의 변화다. 솔직히 그간 탁자에서 앉아 작업하느라 몸도 힘들고 작업의욕도 떨어졌다.

작은 탁자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왼쪽에 보이는 선반이었다.

공간활용을 고려하여, 위와 같이 앞으로 뺄 수 있도록 이동식 트롤리(trolley)를 구하기로 마음 먹고 찾아봤는데, 마땅한 게 없더라. 나의 경우, 정리함 서랍을 꺼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트롤리 트레이에 턱이 없는 모델을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게 없었다. (당연하다. 이동식 트롤리는 트레이에 턱이 있어야 물건들이 쉬 넘어지지 않는다) Aliexpress에서 겨우 물건을 찾아 배송을 시켰더니, 하자 있는 물건이어서 반품 시키기도 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아무튼 (원래 생각하던 것과 딱 맞는 형태는 아니지만) 아쉬운대로 저 모델을 사서 대충(?) 커스터마이징 해서 쓰고 있다.

요즘은 자작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많이 낮아지긴 했는데… 예전에 사둔 플라스틱 각재, 황동봉 같은 것들이 여전히 많다. 이것들을 효율적으로 수납하는 것도 일이다. 좌식(坐式)용으로 만들었던 보관함은 더 이상 쓸 수 없어 다시 한번 SketchUp으로 맞춤제품을 만들었다.

예전에 의뢰했던 업체는 더 이상 주문제작을 받지 않았다. 새로운 업체를 찾아 주문제작 했다.
- 내가 이용한 가구 주문제작 업체 : 동아목공 https://blog.naver.com/balian007
3. 모형쇼 관람

2025년 3월 22일 토요일, 집 앞 SETEC 전시장에서 열린 하비페어(Hobby Fair) 2025를 관람했다. 귀국할 때까지만 해도 개인부스를 낼 생각으로 테이블까지 신청했는데, 골절사고 때문에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팔이 많이 나아진 3월말에 개최되어, 관람객으로 쇼를 구경할 수 있었다. Facebook으로 알게 된 주한미군 가족 Kevin M도 현장에서 만나 반가웠다.

4월 12일 토요일에는 영등포에 가서 IPMS Korea 10회 전시회를 관람했다. 하비페어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덕분에 사진을 찍을 엄두(?)가 났다. 직접 찍은 사진은 미시간에 있는 C.A.M.S(IPMS Capital Area Modelers Society) 친구들을 위해 Facebook에 전체 공개로 포스팅 했고, 각 사진마다 최대한 영어로 캡션을 달아두었다.
4. 모형작업 재개

드디어 모형작업을 재개했다! 하비페어에서 구해온 비행기 작업대(Plane Maker by C&Craft)도 활용해보고 있다. 예전에 우크라이나 LMG사 제품을 구했다가 활용도가 낮은 것 같아 팔아버린 적이 있는데… 작업속도가 느려지다보니 ‘고정'(固定)이 좀 더 중요한 문제가 되더라. 크기도 LMG사 제품에 비해 적당한 것 같고…

두 시간 정도 작업했다. 랜딩기어 조립, 연료탱크에 퍼티 바르기 정도만 하고 끝냈지만, 오랜만에 작업대에 앉아 비행기를 만드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5. ChatGPT로 만들어본 가족사진

몇 주 전, ChatGPT을 이용해 만화 스타일로 사진 바꾸기가 유행할 때 나도 한 번 따라해봤다. 작년 한 해 못 봐서 더 애틋해진 우리 가족사진을, 내가 좋아하는 만화 ‘요괴워치‘ 스타일로 바꿔봤다. (내가 미국에 가있는 사이, 강아지 한 마리도 가족이 되어있었다!) 연초에 큰 액땜을 했으니, 올해는 즐거운 일만 있기를!